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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연애경험 전무한 고등학생이 다루기에는 가혹한 소재입니다만..흠흠;; ‘젊음의 거리, 대학로’에서 결코 빠뜨릴 수 없을 소재 ‘로맨스’를 주제로 한 두 뮤지컬을 소개하는 특집을 가져보도록 하죠.
<김종욱 찾기>
- 1000회를 돌파한다는 것...
창작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공연 1000회를 돌파한 작품입니다. 천문학적인 수치의 범람으로 인해 숫자에 점점 무뎌지는 사람에게 창작뮤지컬이 1000회를 맞았다는 일이 얼마나 큰 의미를 담고 있는지 와 닿지는 않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장기간, 그리고 꾸준한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성장했던 공연으로 <지하철 1호선>, <사랑은 비를 타고>, <명성황후> 정도가 손에 꼽힌다면 조금 더 실감이 나시는지요? 게다가, 다들 뮤지컬이나 연극을 ‘초대권’으로 보신 경험 있으시죠??(저두 최대수혜자 중 하나입니다만, 그래도 요즘은 전부 사비로 봤습니다..흠흠;;) 공연계에는 유난히 ‘초대권 관객’이 많은데요, <김종욱 찾기>는 공연 기간 내내 70퍼센트 이상의 유료 관객 점유율을 유지해온 작품입니다. 게다가, 지난 2006년, 공연계에 한파가 닥친 (우리나라가 ‘조속히’ 탈락하면서 2002년에 비해 타격이 크지 않았지만..)월드컵 시즌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특별할인을 주지 않은 얼마 안 되는 작품으로 뽑힙니다.
대부분의 창작뮤지컬이 그러하듯, <김종욱 찾기>는 어렵게, 어렵게 시작했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교 중 하나인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졸업작품을 기원으로 하고 있는데요.(나중에 다룰 뮤지컬 ‘빨래’ 역시 졸업작품으로 시작했는데, 새삼 ‘한예종’이 많은 명작 뮤지컬의 산실임을 느끼네요..) ‘한예종’ 연극원 극단인 돌곶이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인큐베이터 공연으로 3일간 <김종욱 찾기>를 공연하면서, 가능성을 알아본 CJ 엔터테인먼트가 공연권을 사면서 정식으로 공연하게 됐다고 합니다.
자, 위는 여기저기서 찾아본 사실이구요, 제 주관적인 평가를 시작해보겠습니다.
- ‘학생관객’의 한계를 느끼게 해 준 작품
사실..음..직설적으로 말해서, 전 살짝 실망한 작품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일반적인 관객의 반응과 크게 다르게 생각한 적은 거의 없는데 말이죠. 너무 기대치가 높았던 것인지, 아니면...사랑을 못 해봐서 그런건지..;;(후자에 한 표 던지도록 하겠습니다.) 때문에, 전 ‘고등학생 관객의 한계’라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로맨스 뮤지컬’의 오묘한 매력을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 ‘로맨스’는 확실한데, 그것뿐이지 않나요?
제가 크게 만족하지 못한 또 하나의 이유는 ‘첫사랑’, ‘운명’, 뭐 이런 뜬구름 잡는 주제들 말고는 특별한 주제의식이 없어서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은근히 사회적인 내용의 공연을 좋아하거든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사랑’을 다룬 작품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성인이 돼서 ‘사랑’을 해 본 후 재관람해야 될 듯 싶네요.
- 잘 만든 창작뮤지컬의 표준이자 한계를 드러낸 작품
앞 칼럼 ‘수입대작뮤지컬에 맞서는 그들의 자세’에서 말한 것처럼, 저는 ‘이야기 위주의 뮤지컬’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본 뮤지컬은 모든 뮤지컬 넘버의 음역대가 발라드가요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주인공의 음악적 역량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주인공을 빛나게 해주는 - 음악시간에 ‘카덴차’ 라고 했던가;;)그런 부분도 없었고 3인이 동시에 출연하여 노래 부르는 합창곡도 2곡 밖에 없었습니다. 뮤지컬보다는 ‘음악극’을 보는 느낌을 떨쳐버리지 못했습니다. 트렌디 뮤지컬 (이라고 정의 내리겠습니다) 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음악이 좋다고는 할 수 없겠네요. 박력 있는 음악도 없었구... 맨 처음 칼럼 ‘오페라의 유령’에서 말한 것처럼 저두 ‘음악’의 질을 따지는 깐깐한 뮤지컬마니아가 되어가나 봅니다...;;
- ‘로맨스뮤지컬의 본좌’라는 표현 중에 ‘로맨스’는 맞는데..
전체적인 소감은 뮤지컬로 태어난 뮤지컬이 아니라, 일단 연극을 쓰고, 그게 보통 사람들에게 쉽게 먹히게 하기 위해 음악을 좀 덧붙인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한국 뮤지컬대상 2관왕, 더 뮤지컬어워즈 4관왕에 빛난다는 것. 저는 솔직히 좀 이해가 안 가네요. 국내의 척박한 공연 문화 때문에 트렌디 뮤지컬이 대세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아쉬운 부분인건 확실합니다. 차라리 연극으로 만들었어도 큰 무리가 없지 않았나 합니다.
- 이것 하나는 인정해야…대학로 뮤지컬에 꼭 등장하는 ‘멀티맨’시스템의 시초.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단 3명의 배우만으로 극이 진행되는데, 등장하는 배역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바로 ‘멀티맨’의 존재 덕분이죠. 대학로 뮤지컬 사상 최초, 최다의 기록을 갖고 있는 <김종욱 찾기>에는 무려 ‘1인 22역’의 멀티맨이 등장합니다. 출연빈도 면에선 주연배우랑 같은 셈이죠.

정리하면,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 모르겠네요’가 제 평가입니다. 관람하셨던 성인분들은 좀 알려주셨으면 하네요..역시 미성년자라 그런가..??
평점의 기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면, 당신은 성인군자
★★-소모한 금전, 시간, 체력이 아까워 분노가 밀려옴
★★★-‘그럭저럭’, ‘그정도면’, ‘볼만했어’ 의 수준.
★★★★-남에게 추천해줘도 욕을 먹지 않음.
★★★★★-어느 순간 홍보팀 직원으로 일하는 자신을 발견
자자, 절 혼란스럽게 했던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이쯤 해두고 넘어갈께요.
자, 뮤지컬 <싱글즈>의 차례입니다.
흥행에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는 작품을 원작으로 해서 저는 이 뮤지컬이 ‘무비컬’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영화 <싱글즈>는 2003년 권칠인 감독이 연출하고 장진영(나난), 엄정화(동미), 이범수(정준), 김주혁(수헌) 등이 출연해 그해 81만 6,710명이 관람하는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29살 동갑내기들의 일과 사랑 그리고 결혼에 대한 생각들을 솔직하면서도 낭만적인 감성을 잃지 않고 그려내서 젊은이들의 많은 공감을 받았다고 하네요. ‘제8회 여성관객영화상’에서 그 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답니다.
- 영화를 효과적으로 재현한 무대화
뮤지컬 <싱글즈>는 영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르면서도 무대적인 상상력과 음악을 통해 효과적으로 뮤지컬로 변신했습니다. 첫 장면에 등장하는 나난의 하이힐 침대는 로맨틱하고 감각적인 작품의 성격을 잘 표현해주었습니다. 뮤지컬 ‘싱글즈’는 영화에서의 잦은 장소 이동을 매우 감각적으로 표현했는데요. 몇몇 ‘상징적인 소품 및 설정’과 ‘조명 스포트라이트’의 변화를 통한 신속한 장면 변화는 극을 보는 내내 연출가의 센스에 감탄을 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나난이 직장상사의 책임 회피로 이직 명령을 받는 장면이 대표적인데요, 무대 뒷부분의 천부장과 나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면 무대 공간은 사무실로 변하고, 나난이 전직을 명령받고 무대 가운데로 나와 상수와 하수에 등장한 동미와 정준에게 전화를 걸면 나난이 있는 곳은 거리 혹은 나난의 집이 됩니다. 회사를 그만두라는 동미와, 일단 버티라는 정준이 마치 삼자 통화를 하듯 극을 진행하는데요, 이 장면은 뮤지컬 넘버 ‘사표 내 vs 견뎌’로 이어지고 이 노래가 끝나자마자 “하이락 클럽으로 발령받은 나난입니다”라는 나난의 대사와 함께 양편에서 손님들이 간이의자를 들고 등장하면 무대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변합니다. 이처럼 장소를 암시하는 간단하고 상징적인 소품을 이용해 공간을 이동하면서 영화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따라갑니다.
- 보수적인 장르를 반영한 스토리 변화
주로 대학로에서 뮤지컬을 보시는 분들은 잘 느끼시지 못하겠지만, 본디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보수적인’ 장르입니다. 뮤지컬 시장을 지배하는 대형 뮤지컬들의 소재를 보면 적어도 2~300년 전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이는 뒤집어보면 현대에 오면서 뭔가 큰 무대에 올릴만한 ‘스펙타클’한 일이 주변에 없다는 말도 되는 거겠죠.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에..휴~) 사실 영화 <싱글즈>는 상당히 급진적인 성격의 영화였습니다.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제시하고 기존의 멜로드라마의 성격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멜로드라마를 제시했습니다. 동미와 정준이 경제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이성친구끼리 사랑하는 사이도 아니면서 동거하고 있는 모습과 실수로 정준으로부터 아이를 가진 동미는 정준과 결혼할 마음이 없으면서도 아이를 낳기로 결정합니다. 그런 동미에게 나난은 동미의 결정을 지지하며 자신이 아빠가 되어줄 것이니 잘 키워보라고 합니다. 결혼을 하지 않은 두 여자가 엄마와 아빠 역할을 나눠 맡으면서 아이를 키워가는 ‘대안가족’의 형태를 제시합니다. 뮤지컬 ‘싱글즈’는 보수적인 장르에 이런 급진적인 내용을 담기 위해 ‘코믹성’을 강조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뮤지컬에서는 동미가 정준과의 이상한 동거를 남자친구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정준을 게이라고 속였다는 새로운 설정을 가미하고 또한 동미가 직장상사를 거짓으로 유혹해서 망신을 주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을 직원으로 설정하고(뮤지컬 싱글즈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관객 두 명에게 조명을 비추고, 한명은 과장, 다른 한명은 대리라 부르면서 짧은 상황극을 벌입니다) 동미에게 농락당한 상사가 팬티 바람으로 온갖 위엄을 부리며 객석 통로를 지나가게 만든다.(덥다고 쳐지지 말고, 상의를 벗고! 하의를 탈의해서라도! 열심히 일합시다 여러분!-극 중 천부장 대사-) 이렇듯 코믹한 상황을 강조해서 뮤지컬은 로맨틱 드라마라기보다는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운 성격을 띠게 됩니다. 코믹적인 요소가 강조되면서 영화가 가지고 있는 급진적인 가족에 대한 대안들이나 의미는 자연스럽게 약화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또한, 극 중 가장 ‘급진적’인 선택과 결정을 하는 동미에게 영화에는 없는 설정을 많이 가져와 ‘합리화’를 시도합니다. 정리하면, 관객들로 하여금 ‘편안하게’ 극을 그저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로맨스’도 잘 살렸고, ‘사회의식’도 담아냈으며, 중독성 있는 뮤지컬 넘버도 포함한, 잘 만든 뮤지컬이었습니다. 수요일에는 사인회가 있고,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공연은 50%할인(2만원)이므로 관람할 예정이시라면 이 중에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평점의 기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면, 당신은 성인군자
★★-소모한 금전, 시간, 체력이 아까워 분노가 밀려옴
★★★-‘그럭저럭’, ‘그정도면’, ‘볼만했어’ 의 수준.
★★★★-남에게 추천해줘도 욕을 먹지 않음.
★★★★★-어느 순간 홍보팀 직원으로 일하는 자신을 발견
- 뒷담 Story -
주변 친구들을 보면, ‘문화생활’이라 하면 ‘영화보기’말고는 없어서, 혼자 뮤지컬을 보러 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대극장은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대학로는 온통 커플관객뿐이라, 불이 꺼지기 전의 그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공연 시작 2분 전에 입장하곤 합니다;; 그 중 이 두 편의 로맨스뮤지컬은 가장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아니 한 장 예매했으면 당연히 한 장이지 ‘한 장 맞으세요?’라곤 왜 묻는 거냐고요??) 혼자 공연을 잘 보러 다니는 편이라, ‘난 돈만 있으면 독신으로도 잘 살 것 같은데’ 싶다가도, 객석에 앉아 주변에 둘러보면, ‘짝수의 미학’에 대해서 새삼 이해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모든 생명에 암/수를 구분하신 건 깊은 뜻이 있어서이겠죠.
P.S) 혹시나 존재하는 ‘솔로관객’을 위한 팁!!
영화든 공연이든, 혼자 가시려거든 무조건 ‘인터넷’으로 예매하셔야 합니다. 한 장을 달라고 하면 미리 받은 지침이라도 있는지, 중간 중간 비어있는 한자리를 주지, 좋은 자리 중간에 떡하니 주는 경우는 절대로 없습니다. 또, 그게 배려라고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통로 쪽을 자주 주더군요.(좌우커플의 고통은 피하라는 건가 봅니다) 솔로 인권 보장 위원회(솔보원)의 조직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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